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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6일 문협 임원선거에서 시조분과회장에 당선한 김민정 회장(좌측 김민정. 우측 선관위원장)<사진=이민영 기자> |
[KNS뉴스통신=이민영 기자] 지난 26일 제27대 한국문인협회 임원선거에서 김민정 시인이 393표(71%)를 얻어 시조분과회장에 당선됐다. 이 투표결과는 문협 이사장 선거결과에 비춰 월등히 높은 결과를 보여 김회장의 역량이 출중했다는 증거를 보였다. 또 다른 해석을 한다면 시조시인의 단결된 마음이 표로 나타난 것도 간과하지 않을 수 없다. 이는 이광복 이사장이 4,256표를 얻어 57%의 득표한 것에서 분석을 할 수 있다. 김민정 시조분과회장의 득표율은 이이사장의 것보다 높다. 또한 각 장르별 득표율을 보면 시(52%)를 제외한 시조(64%) 등 타 장르에서 골고루 높은 득표율을 보였다. 여기에서도 김회장은 이이사장의 득표율보다 7% 높게 나타났다. 이런 결과를 놓고 김회장은 감동이 컸을 것이다. 선거라곤 처음 치렸기 때문이다. 그의 소감은 다음과 같다.
“일단 시조의 발전을 위해 무엇인가를 할 수 있는 기회와 자격을 얻은 것 같아 기쁩니다. 1년 반 전부터 준비를 해 왔기 때문에 오직 승리만을 생각했습니다. 생각보다 선거과정이 치열했던 것 같아요. 선거에는 처음이라 어리숙고 미약한 점도 많았다봅니다. 어쨌든 모두에게 감사드립니다. 앞으로 더욱 겸허한 마음으로 시조의 발전을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이제 선거는 끝났습니다. 더 많은 사랑과 관심, 그리고 참여와 화합으로 시조의 발전에 모두 동참해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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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정 문협 시조분과회장 <사진=이민영 기자> |
김회장은 1959년 강원도 삼척에서 출생해 성균관대 국어국문학과, 동대학원 문학과정(박사)를 마쳤다. 그는 1985년 《시조문학》 창간 25주년기념 지상백일장 장원으로 등단해 시조단에 입문했다. 중등교사 등 31년 이상 후학을 양성하며, 상지대 대학원 강사, 국방일보 시해설 집필위원, 한국시조시인협회 이사. 한국여성시조문학회 고문, 나래시조시인협회 명예회장, 한국문인협회 문인권익옹호위원, 국제펜 언어보존위원 등을 역임했다.
김 시인은 특정 소재에 얽매이지 않고 다양한 소재로 시조를 썼다. 현대시조 100주년을 기념해 100편의 단시조로 『사랑하고 싶던 날』 등의 시조집 출간해 사랑시인으로, 『영동선의 긴 봄날』 시조집 출간으로 철도시인으로, 수석시조집 『누가, 앉아 있다』 출간으로 수석시인으로 각각 행간에 알려졌다. 시조 평론가들은 그를 다양하게 호평했다. ‘순수와 화해의 시학(이지엽), ‘열정과 긍정의 미학(문무학), ‘사랑과 기억의 깊이를 노래하는 ‘순간의 미학’이며 단수 미학의 정점을 보여준다(유성호), ‘김민정의 사랑노래에는 인공조미료가 없다. 청정채소 그것이다(전재동)’ ‘『백악기 붉은 기침』에는 현대시조가 오늘날 우리 시대의 표현 욕구와 사회적 도전에 대해서 충분히 응전할 수 있는 문학적 양식이라는 사실을 웅변해 주는 하나의 증거로 제시할 만한 작품들이 내재해 있다(황치복), ‘김민정의 시조는 현재진행형의 정갈한 정통 서정시학(이경철)’ 등 각각의 평가를 받은 바 있다. 그의 작품 중 ‘꽃섶에서‘를 감상한다.
< 꽃섶에서>
움츠린 세상일들 이제야 불이 붙는 / 견고한 물소리도 봄볕에 꺾여 진다 / 하늘은 시치미 떼고 나 몰라라 앉은 날 / 산등성 머리맡을 가지런히 헤집으며 / 내밀한 언어 속을 계절이 오고 있다 / 느꺼이 꺼내서 닦는, 다 못 그린 풍경화 // 고요한 길목으로 아득히 길을 내며 / 봉오리 꿈이 한 채, 그 안에 내가 들면 / 소슬히 구름꽃 피우고 깨금발로 가는 봄날
김민정 회장은 향후 계획을 이렇게 얘기했다.
“시조는 할 일이 참 많습니다. 오랜 동안 우리민족에게 향유되고 있는 이유는 우리의 생리에 시조가 잘 맞기 때문인데요. 일본의 하이꾸처럼 발전하지 못하고 있는 이유는 우리 스스로 우리 것을 무시하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자유시가 범람하면서 시조가 위축되고, 근래엔 교과서 등에서 많이 배재시킴으로써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1000년을 이어오고 있는 우리 고유의 문학 장르인 시조를 무시하거나 육성시키지 않는 것이 참으로 한심하고 안타까운 일입니다. 지금부터라도 시조를 민족시로 인정하고 발전시켜야 한다고 봅니다. 시조계의 발전을 위해서는 앞으로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려 합니다. 첫째, 한국문학진흥법에 시조가 독립된 장르로 삽입될 수 있도록 전 시조인의 이름으로 정부(문화체육관광부)와 국회(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 대응할 생각입니다. 또한 한국문학관에 시조관(민족시관)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둘째, 우리 민족시인 시조의 세계화, 국제화를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유네스코 기록문화에 등재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며, 여러 나라 언어로 번역한 시조집을 만들고 각국의 전통시 또는 정형시 등으로 국제낭송회를 개최하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셋째, 민족시인 시조의 대중화를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시조의 교과서 수록 확대, 전 국민 시조사랑 운동 등을 전개해 나갈 예정입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교사 생활을 무사히 마치고, 계속 좋은 시조를 창작하고자 합니다. 또한 한국문인협회의 시조분과는 교양 있고, 품위 있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렇지만, 전국에 2,500명 ~ 3,000명으로 추산 되는 시조시인이 있는데 아직도 미가입자가 많습니다. 현재 860명 정도 가입됐지만, 더 많은 분들이 가입해 시조분과의 위상을 높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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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정 시조분과회장의 시조집 모습<사진=이민영 기자> |
이민영 기자 mylee06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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