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시조

심포리 연가

시조시인 김민정 2013. 5. 3. 22:06

 

 

 

 

 

 

 

 

 

심포리 연가 / 김민정

- 내 유년의 꿈과 사랑 자라나던 심포리여

 

솔잎 가지 푸른 사이 싱그러운 햇살에도

후득후득 빗방울에 마음 젖는 날에도

가슴속 깊게 새겨진 네 모습이 보인다.

 

‘영동선의 긴 봄날’이 흐르는 철길가엔

우리들의 꿈과 사랑 심포초교 자리잡고

아버지 힘겹던 삶도 침목마다 스며 있다.

 

눈부신 햇살 아래 복사꽃 환한 봄날

새소리 하늘 가득 퍼져가는 아침이면

민들레 노란 꽃잎이 아른아른 피어나고

 

오십천 맑은 물속 평화로운 송사리떼

바위마다 가재들이 알을 슬며 놓고 있고

밤이면 총총한 별떨기 꽃이 되어 피어나던 곳

 

개똥벌레 잡아서 호박꽃에 넣어 두고

꽃초롱 만들면서 즐거웠던 아이들은

가슴엔 우주를 품고 해도 달도 품었었다

 

너와집 코클에서 관솔불이 타던 밤은

웅성이던 겨울바람 그도 잠시 물러나고

가만히 숨죽인 산골 함박눈만 쏟아졌다

 

하루, 이틀, 사흘 눈은 내려 쌓이고

영동선 기적소리만 간혹 길게 울릴 때

아버지 헛기침 속엔 한겨울이 깊어갔다

 

심포리 산갈피마다 길게 흐f르는 기적소리

우리들의 추억 속으로 스며드는 노래이다

우리의 추억일번지에 너는 아직 살아 있다

 

푸른 날의 청춘처럼 아름답던 심포리여

순박하고 정직하던 사람들이 사는 이곳

사무친 그리움으로 너를 다시 노래하리

 

순박하고 아름다운 심포리 사람들아

변화하는 심포리, 각박해질 인심 속에서도

언제든 어디에서든 반짝이는 별이 되소서

 

 

*셋째수와 넷째수는 '영동선의 긴 봄날 21'에서 인용,

*여섯째 수와 일곱째 수는'영동선의 긴 봄날 64'에서 인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