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조시인 김민정
2012. 1. 24. 23:19


<불교신문>
순수함을 찾아가는 시의 세계
<지상의 꿈>
김민정 시집, 고요아침

“…/청신암 맑은 약수에다 마음을 깔아 두고/
부처님께 고백을 했네/허무하고 허무하고 허무
하나이다/ 피고 피고 또 피는 이 마음이나 / 지고
지고 또 지는 님의 마음이// 천불전 낡은 싸리비엔
한겨울이 쓸리네”「대흥사 부처님께 한 고백 」
여류시조시인 김민정씨가 시집<지상의꿈>을
내놨다. 시 곳곳에서 시각적,청각적 이미지와 자연
친화적이면서도 순수함을 찾아가는 시인의 시세계
가 고스란히 묻어난다. 시조로 등단한 작가가 사용
하는 언어는, 시를 읽는데 불필요한 호흡을 동반하
지 않는다. 또 서정적이면서도 주제의식이 뚜렷하다.
88편의 정형시를 수록하고 있다.
<불교신문 2005년 4월 1일 9면, 수록>
* 숭실대 조규익 교수님홈페지(http://kicho.pe.kr)
(2005. 03. 08. 게시판)

생활주변에 숨어 있는 아름다움을 족집게처럼 찾아내고야 마는, 감성의 시인 우현 김민정박사가 시집 <<지상의 꿈>>을 출간했습니다. 1985년 <<시조문학>> 창간 25주년 기념 지상백일장 장원으로 문단 활동을 시작한 우현시인은 1999년 한국공간시인상 본상, 성균문학상 우수상 등을 수상한 바 있습니다. '자연친화적이고 부드러운 세계를 형상화하고 있다'는 이지엽 시인의 평처럼 우현시인은 부드러운 시선으로 사물을 바라보고, 그로부터 아름다움을 기어이 끌어내고야 맙니다. 이 시집에는 제1부(<백로떼 날아오르는> 외 21수), 제2부(<나는 지금> 외 21수), 제3부(<남산의 봄> 외 21수), 제4부(<여인> 외 21 수) 등 88수의 주옥편들이 들어있습니다. 아직도 겨울의 산 언덕을 헤매는 백규의 마음을 흔들어 놓은 시
<눈>을 소개합니다.
눈
九林里 산길을 달려가고 있었다
눈발이 거칠다 어둠이 내리고 고삐 풀린 망아지처럼 전조등 불빛 속으로 뛰어드는 철 없는 녀석들 승객들은 말이 없다 모두들 섬이 되어 한 아름씩의 그리움을 키워내고 있었다 어느 새 사투리처럼 덜컹거리던 낡은 버스는 九林里 종점으로 들어선다 산짐승의 아가리같은 어둠이 한 입에 나를 삼켜버린다 ... ... ...
내 젊은 날의 낯선 초상화, 전국에 폭설주의보 창 밖에는 함박눈
시를 사랑하고 문학을 사랑하는 분들의 일독을 권합니다.
2005. 3. 1. 도서출판 고요아침, 값 6000원
* 다음은 성균회보에 게재된 내용입니다. (고요아침/ 150쪽 / 6천원) 
김민정 동문의 시집 『 지상의 꿈』이 출간됐다. 모교에서 석,박사 학위를 취득한 김 동문은 1985년 <시조문학> 창간 25주년 기념지상백일장에서 문단 활동을 시작, 1999년 한국공간시인상 본상과 성균문학상 우수상을 수상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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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조문학진흥회(http://sijomunhak.com)의
如心 이인자님이 만들어 준 <지상의 꿈>시집소개
<지상의 꿈> 김민정 시집
지상의 꿈 -용문사 겨울은행
비울 것 다 비워낸 가벼운 몸짓으로
가지 사이 이는 바람
그도 모두 보내놓고
비로소
맑은 하늘 한 장
펼쳐드는
저 선사(禪師)
-序文
신년(乙酉) 벽두, 오는 봄을 어떻게 가늠하나? 하고 눈을 감고 앉았는데느닷없이 金珉廷 시인이 찾아와서 원고뭉치를 내밀면서 시집을 내겠으니 서문을 써 달라 는 소청이 아닌가.
내가 이런 청탁에서 손을 뗀 지도 오래 됐고, 또 요 즘 詩人이라는 사람들이 당선이니 추천이니 받은 지 사흘만 되어도 '머릿말'이니 '시인의 말'이니 하여 自 序를 부치기가 일쑤인 세상에서, 굳이 그럴 필요가 있 나 싶어 그만 둘까하다가 요즘 세상에서 이 시인만큼 숫된 사람도 드물거니와 이 시인이 白水論을 써서 박 사 학위를 받은 文綠도 있고 해서, 몇 자 서문 아닌 소 감을 얹기로 했다.
기다리던/ 꽃소식에/ 마음이 온통 달아// 찻잔으로/ 가는 손길/ 그도 한참 뜨겁더니// 비로소/ 꽃 한송이가/ 내 안에서 벙근다 ㅡ「기다리는 마음」전문
시란 말 바깥의 말, '言外言'이다. 어떤 事像이거나 어떤 狀況만 보여주면 될 뿐, 증언부언해서는 안 된다. 시는 하나의 '提示'일 뿐, 그것을 '判讀' 하는 것은 독 자의 몫이기 때문이다. '시가 해야 할 일'과 '해서는 안될 일'을 이 시인은 잘 알고 있다.
꽃잎과/ 꽃잎으로 / 바람에 떨리우다가// 불씨 묻은/ 재처럼/ 따뜻한 미련이다가// 파문만/ 사름사름 앉는/ 깨지 못할 꿈이다가 ㅡ「어떤 만남」전문
시를 하는데 있어서 두 번째 요건은 바깥은 서늘하 고 , 속은 뜨거워야 한다는 말씀인데, 다시 말해서 재 를 헤집다가 불씨에 손을 데는 듯 놀라움을 만나야 된 다는 이야기인데, /불씨 묻은 재처럼 따뜻한 미련이다 가/ 이 중장은 時調人의 警句, 불씨일시 분명하다.
청산을/ 넘지 못해/ 물소리로/ 우는 강물,// 강물을/ 건너지 못해/ 바람소리/ 우는 저 산// 아득히/ 깊고도 푸른 정/ 한 세월을 삽니다 ㅡ「어라연 계곡」전문
이 작품은 시인 김민정의 絶唱, 그의 시의 絶頂이다. 시가 여기 와서는 더할 말을 잊는다. 보여주는 景槪에 다가, 이기지 못하는 蹉嘆에다가, 들려오는 물소리까 지 어우러져 한 폭으 장관을 이룬다. 누가 그린 실경산 수가 이만하다 할 수 있겠는가? 진실로의 佳品이다. 아버지가 웃으시며 영동선을 가고 있다/ 가난도 햇 살인양 눈부시게 받아 입고/ 물푸레 나뭇잎처럼 휘적 휘적 가고 있다/ 어쩌면 이 한 수 단시조로 아버지가 걸어온 인생살이 뒷모습을 이렇게도 절실하게 그려낼 수 있었는가, 어버이의 至情이 染衣처럼 가슴속에 묻 어난다.
김민정은 江原道人, 강원도는 山道, 강원도에서 시 초의 達人 한사람 나와주기를 懇求하는 마음에서 두 어 자 蕪辭로 序에 代 한다.
2005년歲首 老白 鄭椀永 志
-시인의 말
적막강산 꽃 피우며 생으로의 긴 긴 여행 천 년을 넘나드는 저 깊은 바람을 뚫고 언제쯤 휘파람 불며 건너갈 수 있을까
2005년 김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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