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차가 지나가면 흔들리던 풀잎처럼 격변하는 세월 속을 절뚝이며 걸어온 당신 봄이면 산수유 피듯 그렇게 살아 왔습니다 떠나던 기적을 향해 손 흔들고 손 흔들며 상행선 기적 소리는 서울을 향해 달리고 애릿한 그리움들만 수액처럼 흐릅니다 상행선과 하행선이 교차하는 자리에서 스치고 지나가는 한 번쯤의 인연으로 당신은 무엇을 보고 느끼며 생각하고 있나요
詩 풀이
宇玄 김민정
위 작품의 첫 수는 영동선 철로변에 살면서 철도 일을 하시다가 다리를 다쳐 절뚝이며 살아온 아버지의 삶을 회상하며, 둘째 수는 서울을 향해 달려가던 상행선 기차에 친구들과 함께 손을 흔들어 주며 막연한 그리움과 어디론가 떠나고 싶던 어린 날을, 셋째 수는 현재도 영동선 철로변에 잠들어 계신 아버님을 생각하며 쓴 작품이다.
특히 지난달 28일 한국철도 111주년을 맞아 대전역에서 철도와 사람을 주제로 한 시조작가초대전이 열렸다. ‘철도와 삶’을 주제로 한 30여 편의 시조시화작품이 철도역에서 처음으로 전시됐다는 점에서 그 의의가 매우 깊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