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가 있는 병영 105 - 추전역<장중식, 2010. 01.28>
사진: 설윤형
사진: 서울 급행(철도동호회 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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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01월 28일 국방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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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가 있는 병영 - 추전역 <장중식> |
하늘 아래 첫 정거장 태백선 간이역엔
팔백오십 고도만큼 하늘 길도 낮게 열려
소인도 없는 사연들 눈꽃으로 날린다
한 때는 그랬었다, 무청 같이 시리던 꿈
처마 끝 별을 좇아 시래기로 곰삭을 때
산비알 삼십 촉 꿈이 온 새벽을 열었다
화전밭 일구시며 석 삼년을 넘자시던
이명 같은 그 당부 달무리로 피고 질 때
사계(四季)를 잊은 손들은 별을 향해 떠났다
자진모리 상행철로 마음이 먼저 뜨고
구공탄 새순마다 붉은 꽃이 피어날 때
그 얼굴 다시 살아나 온 세상이 환하다
작가는 1965년 강원 영월 출생. 제1회 역동 신인문학상 당선.
'뉴시스 통신’ 기자 역임. 현재 충청일보 대전주재기자.
시풀이 宇玄 김민정
추전역(杻田驛)은 강원도 태백시에 해당하는 역이며 해발 855 미터에 있기 때문에 우리나라 철도역 중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기차역의 정상이다. 고한역과 태백역 사이에 위치하며 2008년부터 모든 정기 여객열차가 무정차 통과하는 역이다. 1973년 인근 장성 탄광에서 나는 석탄을 실어 나르기 위해 완공되었으며, 한 때 화전과 석탄채굴로 고단한 삶을 영위하던 곳이지만 지금은 겨울철에만 하루 두 번 관광목적의 "눈꽃열차"가 정차한다. 지금은 열차가 서지 않는 그 역엔 ‘소인도 없는 사연들’이 눈발로나 날리고 있는 적막한 풍경을 보여준다. 화전밭을 일구며 살던 간이역 풍경, 그러나 겨울이면 ‘그 얼굴 다시 살아나 온 세상이 환하다’고 한다.
※ ‘시가 있는 병영’은 http://blog.daum.net/sijokmj에서 영상시로 감상할 수 있다.
※ 또한 인터넷 <국방일보> '국방.군사'란의 독자마당<목요일>에서 검색해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