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 돌거북이 하는 말 / 이근배 - 시가 있는 병영 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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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엔들 귀 없으랴 천 년을 우는 파도소리, 소리…. 유수라 한들 동해 가득히 풀어 놓은 내 꿈은 천(阡)의 용의 비늘로 떠 있도다. 나 는 금(金)을 벗었노라, 머리와 팔과 허리에서 신라 문무왕(文武王) 그 영화 아닌 속박, 안존 아닌 고통의 이름을 벗고 한 마리 돌거북으로 귀먹고 눈멀어 여기 동 해바다에 잠들었노라. 천 년의 잠을 깨기는 저 천마총(天馬 ) 소지왕릉(炤知王陵) 의 부름이었거니 아아 살이 허물어지고 피가 허물어져 불타는 저 신라 어린 계집 애 벽화(碧花)의 울음소리, 사랑의 외마디 동해에 몰려와 내 귀를 열어,
대왕암(大王巖) 이 골짜기에 나는 잠 못 드는 한 마리 돌거북. 작가는 1940년생. 1961~1964년 경향, 서울, 조선, 동아, 한국 각 일간지에 시·시조 ·동시 등이 당선돼 등단. 제3회 문공부신인예술상. 가람문학상, 중앙시조대상, 한국 문학작가상, 육당문학상, 현대불교문학상 등 수상. 시집 ‘동해 바닷속의 돌거북이 하 는 말’ ‘한강’ ‘달은 해를 물고’ ‘노래여 노래여’ ‘사랑을 연주하는 꽃나무’ 등. 삼국통 일을 완수한 문무왕의 능이며, 나라의 안위를 지키기 위해 죽어서도 용이 되어 나라를 지키겠다는 왕의 유언을 받들어 동해바다에 수장한 유일한 바닷속 무 덤이다. 화자인 문무왕은 바닷속의 돌거북으로 머리와 팔과 허리에서 빛나던 ‘금’ 을 벗고, ‘영화 아닌 속박, 안존 아닌 고통’의 이름을 벗고자 한다. 리로 어질머리를 앓는다. 잠을 깬 이유로는 ‘천마총(天馬 ) 소지왕릉(炤知王陵)의 부름이었거니’라고 한다. ‘살이 허물어지고 피가 허물어져 불타는 저 신라 어린 계집애 벽화(碧花)의 울음소리, 사랑의 외마디’라고 한다.
8000점이 넘는 장신구와 1만여 점의 유물이 출토되고, 어린 계집애의 순장까지 함께 해, 당시의 영화를 상상케 하던 신라 소지왕의 무덤인 천마총 속 벽화(碧花) 의 울음이라고 한다. 결국 시 속의 화자인 돌거북을 잠 못 들게 하는 것은 소지왕 이 지녔던 ‘영화’와 ‘사랑의 외마디’인 ‘벽화의 울음소리’라고 한다. 이 작품은 역 사의식과 사랑을 아울러 표현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