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의 향기(제1평설집)
봄꽃 지는 날 / 박수진 - 시의 향기 16
시조시인 김민정
2009. 3. 23. 22:04
Secret Tears(남몰래 흐르는 눈물)
[2004년 04월 27일 국방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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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의 향기 - 봄꽃 지는 날 <박수진> |
- 누가 후득후득 울고 있는가
이 아름다운 시절에
우리들 청춘도 저러하거늘
슬퍼하지 말아야 한다
쓰린 이별의 자리
지금은 피 흐르고 눈물 나지만
상처마다 추억같은 등불 매달고
그 자리에 아름다이 열매 맺는
눈부신 가을날도 있으리니
슬퍼하지 말아야 한다
슬퍼하지 말아야 한다
그래도 오늘은 눈물이 난다
바람에 하염없이
봄꽃 지는 날
우리는 피는 꽃을 보고 있으면 기쁨을 느끼지만, 지는 꽃을 보고 있으면 슬픔이 느껴진
다. 눈부시게 순결한 화려함으로 피었다가 금방 시들고 마는 이른 봄의 목련이나 일시에
화려하게 피었다가 금방 지고 마는 벚꽃이나 첫여름의 정열을 느끼게 하는 담장의 붉은
장미꽃 등 모든 꽃이 필 때는 눈부시게 아름답지만 시드는 모습은 초라하고 슬프다.
그러한 꽃을 보면서 우리가 슬퍼하는 건 꽃의 피고짐을 인생과 연결하여 생각하기 때문
이다. '우리들 청춘도 저러하거늘/ 슬퍼하지 말아야 한다'고 화자는 말하고 있다. 꽃잎이
짐으로써 비로소 '아름다이 열매 맺는 눈부신 가을날도 있으리니'라고 화자는 스스로 위
로하지만, 그래도 오늘은 눈물이 난다고 화자는 솔직하게 고백하고 있다. 아무리 열매 맺
는 가을날이 있다지만 꽃이 지는 것, 인생의 아름다운 청춘이 사라지는 것은 슬픈 일임을
화자는 이 작품에서 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