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의 향기(제1평설집)

바람의 숨결 / 정근옥 - 시의 향기 2

시조시인 김민정 2009. 3. 21. 00:16

세르게이 트로파노프

  바이올리스트 세르게이 트로파노프

집시 마을과 가까운 곳에서 성장한 그가

집시들이 거주하는 몰도바를 그리는 뜻에서 작곡한곡

 

[2004년 01월 20일 국방일보]

시의 향기 - 바람의 숨결 <정근옥>

달빛의 서슬에

마음을 베이어

쓰라린 가슴 잠들지 못하는 날

진흙 속에서

어여삐 고개를 내밀고

환한 미소를 짓는 연꽃 같은 

당신의 얼굴을 보았습니다.


눈 내리던 샤갈의 마을에

눈이 그치고

바람만이 생생히 살아

눈부시어 잠들지 못하고 헤매일 때

별들이 눈을 뜨고

아름다운 이승의 강물을 내려다볼 때

나는

강물처럼 흐르는

바람의 숨결을 들었습니다

당신의 뜨거운 숨결도 들었습니다.  

 


   우리는 세상을 살아가면서 순간순간 참으로 많은 상처를 받게 된다. 작은 말 한 마디에도 깊은 상처를 받고 반대로 작은 말 한 마디에도 기쁨이 넘치는 것이 인간의 나약한 마음이다. 직장에서, 사회에서, 아니면 사랑에서 상처를 받아 괴로울 때 진흙탕 속에서조차 맑게 피는 환한 미소를 짓는 연꽃 같은 얼굴을 발견한 기쁨을 위 시는 노래하고 있다. 그리하여 강물처럼 편안히 순리처럼 흐르는 바람의 숨결, 그것은 곧 당신의 뜨거운 숨결임을 깨닫는다.   이 시는 삶에서 인연의 중요성, 만남의 중요성을 말하고 있다.


시풀이 : 김민정 <시인ㆍ문학박사ㆍ서울 장평중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