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이 수학 공식처럼 척척 맞아떨어지면 오죽 좋겠는가. 그러나 삶은 이율배반적일 때가 많다. 인간과 인간 사이에 흐르는 감정은 참으로 미묘하고 아이러니컬한 모순이 많다. 사랑하면서도 이별해야 할 때도 있고, 헤어지고 나서야 비로소 깊이 사랑하고 있었음을 깨닫기도 한다. 그리워하면서 만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그리움은 사랑의 또 다른 이름인지도 모른다. 사랑과 이별과 그리움의 시는 인류에게 최초 서정시의 주제였고 또 가장 늦게까지 남을 주제다. 그리고 예부터 사랑의 기쁨을 읊은 시보다 이별의 아픔과 그리움을 읊은 시가 더 많이 애송된 것은 아마도 사랑할 때는 사랑의 기쁨에 도취되어 모르다가 이별 후에야 비로소 외로움과 사랑의 깊이를 인식하기 때문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