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詩가 있는 병영

詩가 있는 병영 162 - 손으로 보는 식물원<김영재, 2011. 03. 28>

by 시조시인 김민정 2011. 3. 27.

  

주목나무~흰부분은 얼음덩어리랍니다~

눈이 녹으면서 얼어서리 나무에 얼음고드름이 생겼는데~~오늘 새벽에 약간의 눈이 위를 덥고 있네요

예술 작품같지요?

                    흰색설화도 사실 설화가 아니라 빙화(?)빙설화(?)라는 표현이 더잘어울리겠네요(눈속엔 전부 얼음덩어리랍니다) 

    글, 사진: 태백산 주목, 홍성조 

 

   국방일보

 

 

 

 

詩가 있는 병영 - 손으로 보는 식물원<김영재> 

 / 2011. 03. 28

                 눈을 떠도 세상이 안 보이는 눈 오는 날
        광릉 숲 찾아가 나무 안아보아라
        나무들 심장 뜨거워 제 이름 고백할 테니
 
        나무의 심장에 처음처럼 입술을 대면
        사각사각 타오르는 사과나무 불꽃 냄새
        사랑도 그와 같아서 영롱한 가슴 되리
 
        상처가 열려 있어야 사랑 볼 수 있다는
        광릉 국립수목원 손으로 보는 식물원
        상처는 잎이 돋기까지 얼마를 돌아왔을까

詩 풀이

宇玄   김민정

광릉 국립수목원에 시각장애자를 배려한 ‘손으로 보는 식물원’이 조성

돼 있다. 아직 광릉수목원 ‘손으로 보는 식물원’에 가보지 못했다. 시각

장애자를 위한 이러한 배려가 있다는 것을 이 시를 읽으며 처음 알았다.

눈을 감고 나무를 안으면 나무는 무슨 말을 할까? 마음으로 듣는 나무의

말소리…. 나무의 심장이 고동치는 것을 느낄 수 있을까? 사각사각 타오

르는 사과나무 불꽃 냄새를 맡을 수 있을까?

 이 시의 화자는 “나무의 심장에 처음처럼 입술을 대면/ 사각사각 타오르는 사과나무

불꽃 냄새/ 사랑도 그와 같아서 영롱한 가슴 되리//”라고 한다. 사물을 사랑의 마음을

지고 진정성으로 대할 때 사물의 말도 들을 수 있다는 것이리라. “상처가 열려 있어

야 사랑 볼 수 있다”는 말은 상처를 가진 자만이 더 깊게 사물을 사랑할 수 있다는 의미

로도 해석된다. 그 상처에서 잎이 돋기까지 얼마나 많은 시간이 흘러왔을까.

 상처가 있는 이들을 위한 작은 배려, 그 배려가 우리 주변에 많으면 많을수록 사회는

더 밝고 환한 곳이 될 것이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