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영상시조

그리움

by 시조시인 김민정 2008. 9. 16.






 

 

 

 

 

[2005년 03월 07일 국방일보 기사]
 
 시의 향기 - 그리움 <김민정>

 

 

 

         

                                이만큼 물러서도 너는 한결 같구나

                        밤마다 기슭에선 흰 물결로 넘치더니

                        가슴에 찍어둔 지문 한 점 지워질라, 지워질라

         

                        귀 막고 돌아서야지 씹지도 못할 슬픔

                        촛농처럼 녹아내려 사그라질 목숨 터에

                        고독은 안으로 접자 허무로나 키우자

         

                        조약돌 같은 맹세 텃세 짙은 땅에 깔리면

                        꿈보다 더 아득히 손짓해 부르면서

                        목덜미 적신 하루가 탱자울을 넘어 가네


                인생이 수학 공식처럼 척척 맞아떨어지면 오죽 좋겠는가. 그러나 삶은 이율배반적일 때가 많다. 인간과 인간 사이에 흐르는 감정은 참으로 미묘하고 아이러니컬한 모순이 많다. 사랑하면서도 이별해야 할 때도 있고, 헤어지고 나서야 비로소 깊이 사랑하고 있었음을 깨닫기도 한다. 그리워하면서 만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그리움은 사랑의 또 다른 이름인지도 모른다. 사랑과 이별과 그리움의 시는 인류에게 최초 서정시의 주제였고 또 가장 늦게까지 남을 주제다. 그리고 예부터 사랑의 기쁨을 읊은 시보다 이별의 아픔과 그리움을 읊은 시가 더 많이 애송된 것은 아마도 사랑할 때는 사랑의 기쁨에 도취되어 모르다가 이별 후에야 비로소 외로움과 사랑의 깊이를 인식하기 때문일 것이다.

              <시·시풀이:김민정 -
              시인·문학박사>

                     

                           

                           

                           

                     

                     
                     

                    '영상시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도계중학 느티나무  (0) 2008.09.17
                      (0) 2008.09.17
                    김민정 - 봄이면  (0) 2008.09.15
                    김민정 - 가을편지  (0) 2008.09.15
                    김민정 - 가을에는  (0) 2008.09.15

                    댓글